이른아침에 빨강모자   作

 

조용한 아침이 나를 깨운다.

 

밤새 퍼붓던 눈이 그쳤습니다.

 

소복하리만큼  쌓인 눈을 바라다 봅니다.

새하얀 눈을 바라다 봅니다.

예전에 내가 알던 그 어떤 단어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

하얀 눈이 밤새 내렸는가 봅니다.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을

그저 바람이 불겠지 하면서

무심한 마음 밤을 새웠는데

그 사이 눈이 내렸는가 봅니다.

 

이런걸보면 저도 참 무심한가 봅니다.

창가에 잠시 바깥풍경을 바라다 보다가

문득 생각에 잠겨 봅니다.

아침이구나..... 라고

느끼지 못하며 지내온 무수한 시간들...

아~~~

시나브로 멀어져간 시간들을

세월이라 여기면서

무심하게 지냈는가 봅니다.

 

새벽녘에 잠이 깨어

옆에 자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새근히 잠든 아내의 모습을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어 봅니다.

살풋한 내음에 취해 봅니다.

 

지난날 아픔을 딛고 일어섯던 나날을

무심하게 잊었었나 봅니다.

아까운 사랑으로

미안한 사랑으로

고마운 사랑으로

당신을 내 품에 안고

내가 당신의 품에 안기어 지낸 세월에

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봅니다.

 

이런 조용하고

맑은 아침은 항상 나를 깨우건만

삶이 나를 이렇게 했다면서

무심하게 지냈는가 봅니다.

 

그러다 오늘 문득

그 상큼한 아침이

나를 깨우는가 봅니다.

그토록 새하얀 아침이

나를 깨우는가 봅니다.

이토록 행복한 아침이

나를 깨우는가 봅니다.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토록 찬란하고 아름다운 행복을

함께누리자며

나도 그들의 아침을 깨워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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